[뉴요커] 하버드 경영 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 (2012-5-14)

시사 교양 주간잡지 뉴요커The New Yorker는 2012년 5월 14일자 발간본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올바른 표기는 클레이튼 크리스찬슨(Christiansen과 동일 발음)이겠으나 국내 번역 저서 등을 통해 이미 크리스텐슨으로 널리 소개되었으므로 이하 크리스텐슨으로 칭함)  하버드 경영 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 교수의 새 저서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의 출간에 발맞추어 그에 대한 프로필 기사 「거인들이 실패할 때When Giants Fail」를 12 페이지에 걸쳐 대서특필 했다.

뉴요커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 대학원 교수의 업적과 삶, 그리고 그의 몰몬교 신앙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15년 전에 출간되어 밀리언셀러가 된 크리스텐슨 교수의 첫 저서 『성공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lema』는 “성공은 왜 장기간 지속하기 어려운가”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비롯되었다. 거대하고 정형화된 기업들이 신생 기업들의 출현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지거나 위축되는 사례들을 눈여겨 본 것이다. 다시 말해 신생 기업들은 기존의 거대 기업들이 안주하고 있는 사이를 틈타 조악하고 열등한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의 밑바닥부터 잠식해 나가기 시작하며 “파괴적 혁신disruptive technologies“을 통해 역전을 꾀한다는 이론이다. 그는 거대 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쇼규모의 독립적인 자회사를 파생시켜 시장의 밑바닥부터 공략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래에 그 요약 번역 기사를 싣는다.

크리스텐슨의 이론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 인물은 인텔Intel의 최고경영자 앤디 그로브Andy Grove였다. 그로브는 크리스텐슨의 이론에 감명을 받아 그를 인텔 본사에 초청하여 간부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부탁했으며 이는 훗날 인텔 셀러론Celeron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탄생을 낳았다. (저가의 보급형 PC를 위해 개발된 셀러론 프로세서는 출시 후 1년 만에 35%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였다.) 앤디 그로브는  컴덱스COMDEX 박람회 기조 연설에서  크리텐슨 교수의 저서 <성공기업의 딜레마>를 치켜들며 자신이 근 10년 동안 읽은 책들 중 가장 중요한 책이었다고 대중 앞에서 호언하기도 하였다. 그로브와 크리스텐슨은 1999년에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의 표지를 나란히 장식하였다.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Steve Jobs 역시 크리스텐슨 교수의 이론을 신봉한 것으로 유명하다.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이 집필한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Steve Jobs』에서 크리스텐슨 교수의 이론은 잡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deeply influenced”) 것으로 묘사되며 잡스는 후발주자들의 파괴적 혁신의 힘을 끊임없이 경계하였다. 사업가 출신이자 현 뉴욕 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는 크리스텐슨 교수의 저서를 지인들에게 종종 선물하였으며, 빌 게이츠Bill Gates도 크리스텐슨 교수를 자신의 사택에 초청한 바 있다. 파괴disruption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CEO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유행어가 되었으며 제조업뿐 아니라 의료, 교육, 방위 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새로운 경영 이론으로 자리를 잡았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의 파격적인 경영학 이론을 바탕으로 컨설팅 회사 이노사이트Innosight를 설립하였다.

뉴요커는 크리스텐슨 교수의 학문적 업적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그의 종교와 독실한 신앙에 관하여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였는데,유타Utah 주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 서편의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4대에 걸쳐 몰몬 신앙을 지켜 온 뿌리깊은 몰몬 집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증조부는 덴마크의 한 작은 마을의 목수 출신으로 1850년대에 몰몬 교회의 첫 유럽 선교사 중 하나였다. 미국으로 이주하여 아이오와Iowa 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은 크리스텐슨의 증조부는 포장마차를 마련할 돈이 없어서 직접 만든 손수레에 자신이 가진 재산을 모두 싣고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서 솔트레이크시티에 당도하였다. 유타가 미국의 주(州)로 승격되기 이전이었던 그 당시의 솔트레이크시티는 멕시코 령(領)이었으며 핍박을 피하여 서부로 피난 온 몰몬교도들의 새 터전이었다. 크리스텐슨 교수의 외가는 독일에서 몰몬교로 개종하여 캐나다 앨버타Alberta의 몰몬교 정착촌으로 이주하였으며 크리스텐슨 교수의 어머니는 브리검영 대학교(몰몬 교회 소유의 유타 주 소재 4년제 대학)를 졸업한 후 라디오 방송 작가를 거쳐 텔레비전 뉴스 앵커로 일하였다. 여덟 명의 자녀를 키워낸 어머니는 (클레이튼은 그 중 둘째였다) 자식들에게 독립심을 강조하였고 뭐든 혼자 하도록 가르쳤다. 아버지 로버트Robert는 몰몬 교회의 스테이크 회장Stake President으로 봉사하며 여덟 개의 지역 교회의 일을 관장하였다(약 3,000~4,000명의 교인들에 대한 성역을 베품). 하버드 대학과 예일 대학에 모두 합격하여 진학을 고민하던 클레이튼에게 어머니는 대신 브리검영 대학교에 진학할 것을 권한다.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진 클레이튼은 기도와 금식을 통해 하늘의 뜻을 구한 끝에 브리검영 대학 진학을 결심한다.

1971년부터 2년 간 대한민국의 서울과 강원도 등지에서 몰몬교 선교사로 봉사를 마친 클레이튼은 미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장학 제도 중 하나인 로즈 장학생Rhodes Scholar으로 선발되어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Oxford University에서 경제학을 수학한다. 옥스포드에서 공부하던 클레이튼은 자신의 종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쌓고 몰몬경Book of Mormon(몰몬교는 성경과 더불어 몰몬경을 경전으로 받아들임)이 참된 기록인지 알아 보기 위해 매일 밤 몰몬경을 읽으며 무릎을 꿇고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렸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1975년 10월 한 저녁, 기도를 마친 후 의자에 앉아 몰몬경을 폈을 때 내 방과 내 몸을 감싸는 놀라운 영marvelous spirit을 느꼈다. 나는 평화와 사랑의 느낌을 그렇게 강렬하게 받아 본 적이 없었다. 터져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평생 느껴 본 그 어떤 지식의 근원보다 강렬한 무언가를 통하여 나는 내 손에 들린 이 책이 참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몰몬교를 통해 신앙을 키워 간 크리스텐슨 교수는 경영학 이론을 종교에까지 적용하기도 하였다. 일부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몰몬 교회의 공식 명칭)를 이단으로 치부하며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교로 간주하지 않는 현상에 대해 오랫동안 고심해 온 크리스텐슨 교수는 자신의 종교와 타 기독교 종파의 믿음과 교리를 비교해 본 후 기독교가 기원후 1~2세기 경에 변질되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기 기독교인들이 저조한 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하여 (즉, 한 번에 한 명씩 기독교로 개종을 시키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므로) 대규모 “인수 합병”을 감행했으리라는 것이다. 인수나 합병을 거치다 보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종교 역시 수많은 협상과 타협의 대상이 된다. “초기 기독교인들이 이집트에 가 보니 ‘야, 이거 쉽지 않겠는걸? 우리는 유일신을 숭배하고 종교적 의식이랄 게 사실상 전무한데 이집트 사람들은 다신론을 믿는데다가 수많은 종교 의식을 행하잖아’ 하면서 결국은 유일신을 믿되 수많은 종교 의식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에 가 보니 이곳도 쉽지 않은 겁니다. 그리스도가 가르치신 하나님의 개념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하나님이었지만 그리스인들은 신이 우주를 초월한 존재라고 믿었죠. 그리스도인들은 타협의 과정을 통하여 결국 제우스 신이 가졌던 신성(神性)을 받아들이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협상과 타협은 기원후 4세기에 열린 니케아 공의회Council of Nicaea에서 그 절정에 달하였는데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칙령 아래 주교들의 투표에 의하여 소위 정통 기독교Christian orthodoxy라는 개념이 탄생하였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 사건으로부터 천 오백 년 후에 탄생한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몰몬 교회)가 그리스도와 초기 기독교의 참된 가르침을 지상에 회복하였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2009년 12월, 크리스텐슨 교수는 55세의 나이로 혈액암의 일종인 여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말기 진단을 선고 받는다. 그 순간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나님, 제가 이 생에서 하라고 하신 바를 제가 다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음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있다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생에 좀 더 머물며 할 일이 있다면 저는 좀 더 있고 싶습니다.” 그는 포브스Forbes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당시 마음이 기뻤으며 전혀 우울하거나 슬프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제가 만약 그 순간까지 살아오며 의미없는 일만 해 왔다면 분명 우울함을 느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본 바 저는 다른 사람들이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많이 도우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착하고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며 살았습니다.” 가족 관계가 영원히 지속됨을 믿는 몰몬교 신앙에 따라 그는 사랑하는 이들을 곧 천국에서 다시 만나리라 확신했다. 크리스텐슨 교수의 어머니가 여든 두 살의 나이로 췌장암 진단을 받아 6주 간의 시한부 삶을 선고 받았을 때 실망하기는 커녕 “내가 네 아버지랑 네 동생 밀튼 얼굴을 다시 볼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 왔는지 아니?” 하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훗날 크리스텐슨 교수의 말기 암은 결국 오진으로 판명되고 치료가 가능한 림프종인 것으로 밝혀져 4개월 간의 약물치료 끝에 암이 사라진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졌으나 그로부터 3개월 후 교회에서 말씀을 나누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지게 된다. 그 후 언어 구사력을 완전히 상실한 크리스텐슨 교수는 하루에 12시간씩 재활 훈련을 통하여 증세가 호전되고 있으나 아직도 여전히 말투가 다소 어눌하고 단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사람들이 더 훌륭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인생의 소명이라고 굳게 믿어온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기업들에 대한 자신의 경영학 이론을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한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라는 책을 공동 저술하였다. 기업들이 장기적인 성장 대신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다가 파멸의 길을 걷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해 온 크리스텐슨 교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직장에서 세 시간 동안 야근을 하면 당장 그 성과가 눈에 보이고 그 일에 실패할 경우 곧바로 그 피해가 느껴지지만 그 세 시간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것 같고 설령 그 세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않는다 해도 전혀 손해 본 것이 없게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며 고(高)마진의 단기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곤 한다. 심지어는 이게 다 자신의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금 축적한 부를 통해  언젠가 미래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리라고 다짐하지만 그 때가 되면 이미 가정은 붕괴되어 있고 배우자와의 이혼, 자녀 교육의 실패, 자녀와의 서먹한 관계 등 비극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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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뉴요커] 하버드 경영 대학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 (2012-5-14)

  1. 나누면 힘이된다는 이야기 새삼 다시금 생각하게합니다. 중요한 원칙은 신의손에서 벗어나지않으며, 사랑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시련과 행복은 영의강화를위해 존재함을 느끼는 시간이되엇습니다 감사합니다.

  2. 핑백: [포브스] 혁신 전도사,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와의 대담 (2012-12-11) | 몰몬 인 더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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